[Re:Talent 순례] 여사울 성지: 충청 첫 신자 이존창 고향

[Re:Talent 순례] 구독자 여러분에게 여사울 성지를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이곳은 마치 어머니의 품처럼 소박하고 따뜻한 성지예요. 하지만 그 소박함 뒤에는 내포의 사도라 불리는 이존창 루도비코의 뜨거운 열정과, 충청도 전역으로 퍼져나간 신앙의 불꽃이 숨 쉬고 있죠.

*주의할 점
성지를 직접 방문하고 쓴 글입니다. 방문 당시와 글 쓴 시점의 최신 정보를 최대한 반영하였으나, 이 후 방문 시에는 변동 사항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사무실 연락처는 041-332-7860입니다.

  • 여사울 성지 성당의 미사 시간은 화~주일(일요일) 오전 11시입니다. 월요일 미사는 없습니다.
  • 여사울 성지 성당은 오후 5시 이후면 문을 열지 않으니 순례를 할 예정이라면 시간을 고려하여 방문해 주세요. 성지 순례 스탬프가 성당 건물 안 (입구 쪽)에 있습니다.
  • 단체 방문일 경우, 사전에 순례자 미사를 예약해 주세요.
  • 한국 천주교 성지 순례 책자에 따르면, 여사울 성지는 식사 예약이 불가능한 곳으로 확인됩니다. 순례를 계획하고 있다면 사무실과 재확인 해주세요.
여사울 성지 안내 책자 위에 분홍색으로 선명하게 찍힌 내포의 사도 이존창 생가터 스탬프 인영
여사울 성지 스탬프를 찍기 위해 방문하실 계획이라면 스탬프가 성당 내부에 있으므로 방문 당일에 성당 문을 여는지 반드시 사무실에 먼저 문의하세요.

여사울 성지, 어떤 곳일까?

여사울 성지는 충청도 땅에 천주교가 처음으로 뿌리를 내린 신앙의 못자리입니다. ‘내포의 사도’라고 불리는 충청도 첫 천주교 신자 이존창의 고향으로 서울에서 세례를 받고 이곳 고향으로 돌아와서 복음을 전파하기 시작했죠. 이렇게 내포 지역은 탄탄한 지식을 갖춘 이존창 루도비코와 그의 넉넉한 성품을 따르는 교우들의 도움에 힘입어 그 신앙의 역사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래서 일까요? ‘이존창 기념 성당’ 출입구에는 이존창 루도비코 순교자를 위해 기도해 달라는 주임 신부님의 순례자들을 향한 당부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를 알고 있는 순례자라면, 굳이 주임 신부님의 요청이 아니더라도 성지를 돌면서 어느새 이존창 루도비코를 위해 자동으로 손을 모으는 본인을 발견하게 됩니다.

성전 내부에서는 여사울 및 인근 지역에서 배출한 순교자 명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형제, 부부, 친척 등 순교자들 간의 다양한 관계를 보고 있으면 이존창에서 시작된 신앙의 씨앗이 싹틀 틔워 내포 지역 구석구석 촘촘하게 뿌리 내렸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여사울 성지와 인근 지역에서 배출된 성인, 복자, 순교자들의 명단과 초상화가 담긴 안내판
여사울 성지는 ‘내포의 사도’ 이존창 외에도 홍병주, 홍영주 성인 등 수많은 믿음의 선조들을 배출한 신앙의 요람입니다.

이존창 루도비코의 영향력은 이정도였다.

이존창 루도비코는 한국 천주교회의 두 기둥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과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 가문에게 신앙을 전달한, 신앙의 할아버지 같은 존재입니다. 이점은 여사울의 땅을 더욱 거룩하게 만듭니다.

1)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가문과의 인연

*복음의 전파

김대건 신부님의 집안이 천주교를 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바로 이존창입니다. 이존창은 고향 여사울로 돌아와 전교 활동을 하던 중, 김대건 신부님의 증조부인 김운조와 조부 김택현 등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영적 계보

이존창에게 복음을 전해 들은 김해 김씨 가문은 이후 4대에 걸쳐 순교자를 배출하는 거룩한 신앙 가문이 되었습니다. 이존창이 뿌린 씨앗이 훗날 한국 첫 사제인 김대건 신부라는 열매를 맺게 된 것입니다.

2) 최양업 토마스 신부 가문과의 인연

*친족 및 지연 관계

최양업 신부님의 집안은 본래 서울에 살았으나, 내포 지역의 신앙 공동체와 깊이 교류했습니다. 특히 최양업 신부님의 아버지인 성 최경환 프란치스코의 집안이 이존창이 일구어 놓은 내포의 신앙 기반 위에서 영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신앙의 모태

이존창이 내포 지역(여사울, 합덕 등)에 형성한 견고한 신앙 공동체는 최양업 신부님과 같은 초기 신학생들이 배출될 수 있는 토양이 되었습니다.

3) ‘내포의 사도’가 만든 거대한 신앙 네트워크

이존창은 직접적으로 두 신부님을 만난 적은 없지만 (이존창 순교 1801년, 김대건/최양업 탄생 1821년), 그가 구축한 내포 신앙 네트워크가 없었다면 두 신부님의 탄생도 어려웠을 것입니다.

*가교 역할

이존창은 권일신(서울/경기 지역)에게 배운 신앙을 충청도(내포)에 뿌리내리게 함으로써, 전라도와 경상도로 신앙이 뻗어 나가는 가교 역할을 했습니다.

*집안의 스승

역사적으로 두 신부님의 가문은 이존창을 자신들의 가문에 신앙을 가져다준 ‘영적 스승’으로 예우하며 그 가르침을 이어갔습니다.

여사울 성당 내부

여사울 성당 내부는 마치 작은 박물관과 같습니다. 순교자 및 당시 신앙인들의 기록과 유물이 벽면을 따라 잘 전시되어 있거든요. 미사 외 시간에 성전 내부의 불은 꺼져있지만, 이 유물이 보관되어 있는 전시장만큼은 순례객들을 위해 불이 켜져있답니다. 고요한 성전 내에서 찬찬히 그 유물들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정말 의미있는 성지를 찾아왔구나’하는 생각으로 스스로 뿌듯함을 느끼게 되실 겁니다.

성당 내부에 앉아 짧게라도 이존창 루도비코의 삶을 기리며 기도를 드려보세요. 이곳에 초대해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펼친 이존창 루도비코와 같이 내 주변을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신앙인으로 살 수 있기를 소망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따뜻한 조명과 나무 의자가 정돈된 평화로운 분위기의 여사울 성지 기념 성당 내부 모습
단아하고 소박한 성당 내부는 순례객들이 이존창 루도비코의 정신을 되새기며 조용히 기도를 바치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입니다.

여사울 성지 둘러보기

이존창 루도비코 복자의 생가터와 기념 성당을 둘러보셨다면, 이제 성지의 너른 마당과 야외 전경으로 시선을 돌려볼 차례입니다. 여사울 성지의 외부 전경은 화려하지 않지만, 그 소박함 속에 신앙의 뿌리를 지켜온 강인함이 서려 있습니다.

1) 내포의 사도를 기억하는 유적비와 야외 제대

성지 중심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내포의 사도 이존창 루도비코 유적비’입니다. 푸른 잔디 위에 당당하게 서 있는 이 비석은, 이 땅이 충청도 신앙의 발원지임을 묵묵히 선포하고 있습니다. 그 뒤에 마련된 야외 제대는 자연과 어우러져, 이곳을 찾는 순례객들에게 탁 트인 영적 쉼터를 제공합니다.

2) 순교의 향기를 담은 야외 십자가의 길

성지 오른편 끝에는 십자가의 길 안내석이 보입니다. 언덕을 따라 완만하게 조성된 십자가의 길은 여사울 성지 외부 전경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잘 가꾸어진 조경수 사이사이에 배치된 14처를 따라 걷다 보면, 박해 시대 신자들이 느꼈을 두려움과 그보다 더 컸던 신앙의 열정이 발걸음마다 전해집니다.

내포의 사도 이존창 루도비코 유적비'라고 새겨진 비석과 푸른 잔디가 어우러진 여사울 성지 전경
충청 첫 신자인 이존창 루도비코를 기리는 유적비는 이곳이 내포 천주교 신앙의 발원지임을 묵묵히 증명하고 있습니다.

마치며: 당신의 마음에도 신앙의 씨앗을

여사울 성지는 화려하지 않지만 깊습니다. 이곳은 한 사람의 변화가 어떻게 한 지역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위대한 증거입니다. 충청 첫 신자 이존창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여러분의 마음속에도 새로운 희망의 씨앗이 심어질 것입니다.

성지 방문 전 확인해야 할 FAQ

1) 주차비나 입장료가 있나요? 화장실도 구비되어 있나요?

아니요, 모두 무료입니다. 성지를 아끼는 마음으로 깨끗하게 이용해주시는 것이 최고의 입장료입니다. 화장실은 성당 건물 안에 남녀 구분으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2) 인근에 가까운 합덕성당과는 무엇이 다른가요?

합덕성당이 내포 신앙의 중흥기를 상징하는 거대한 본당의 위엄을 갖췄다면, 여사울 성지는 신앙의 씨앗이 뿌려진 못자리 같습니다. 합덕이 꽃을 피운 정원이라면, 여사울은 그 꽃을 피우기 위해 거친 땅을 일구었던 개척자의 일터인 것이죠. 합덕성당 두 개의 탑과 상세한 방문 후기가 궁금하신 분은 [합덕성당 순례기]를 여기서 확인하세요.

3) 종교가 없어도 방문할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여사울 성지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사적지이고, 고즈넉한 풍경과 평화로운 분위기를 즐기려는 모든 분에게 열려 있습니다. 또한 이곳은 내포 천주교 순례길 1코스에 해당하는 길로 솔뫼성지-합덕성당-신리성지-여사울 성지까지 16.4km 이르는 도보순례코스이기도 합니다. 도보 여행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한국판 ‘산티아고 길’에 도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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