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alent 순례] 청양 다락골 성지, 생사공존 장소 순례 정보

이번 [Re: Talent 순례] 시리즈는 깊은 산 속에 위치한 충남 청양 다락골 성지를 소개하려 합니다. 이곳은 한국 천주교의 보석 같은 존재인 최양업 신부님이 태어나신 시작의 땅이자, 이름 없는 순교자들이 잠든 마무리의 땅이기도 합니다. 탄생의 환희와 죽음의 숙연함이 한 공간에 머무는 이 묘한 생사공존의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종교를 떠나, 삶의 무게에 지친 분들이라면 이 고요한 산 속에서 예상치 못한 위로를 발견하시게 될 거예요.

*주의사항
성지를 직접 방문하고 쓴 글입니다. 방문 당시와 글 쓴 시점의 최신 정보를 반영하여 글을 쓰고 있으나, 이 후 방문 시에는 미사 시간 및 운영 시간에 변동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사무실 연락처는 041-943-8123 입니다.

  • 반려동물 입장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 성지에서는 복장을 단정히 해주세요.
  • 기도와 묵상에 방해되지 않도록 행동을 조심해 주세요.
  • 단체 40명 이상 미사 봉헌시, 식당 예약 가능 (600명까지 수용)
  • 버스 30대 주차 가능 (성당 500명 수용)

청양 다락골 성지에서의 탄생과 죽음

차를 타고 깊은 산속으로 들어오면 잘 조성된 성지를 만나게 됩니다. 누군가에게는 생애 첫 숨을 몰아쉰 요람이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신념을 위해 마지막 숨을 내어준 무덤인 이곳, 극명한 대비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이곳이 바로 청양 다락골 성지입니다.

1)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의 탄생

다락골 성지의 한 축을 담당하는 탄생의 주인공은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입니다. ‘땀의 순교자’라 불리는 최양업 신부님이 바로 이곳 다락골 교우촌에서 태어나셨죠. 조선 팔도를 발로 뛰며 신자들을 돌봤던 그분의 뜨거운 열정이 시작된 곳이라 생각하면, 발밑의 흙 한 줌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습니다. 이곳에선 신부님의 어린 시절 흔적을 계속 찾게 됩니다.

2) 무명 순교자들의 안식처

다락골 성지의 또 다른 축 죽음은, 이름 없는 순교자들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3구역으로 나뉘어, 이름 석 자 새겨진 비석없이 나란히 늘어선 무덤들은 화려하거나 웅장하지 않아도 우리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그들이 무엇을 위해서 여기에 이름 없는 풀꽃처럼 누워있는지를 생각하며,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묵상하게 합니다.

청양 다락골 성지 내 무명순교자의 고통을 형상화한 죽음상과 영원한 생명을 의미하는 부활상 조각
성지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죽음상과 부활상입니다.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꿇은 죽음의 순간과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부활의 희망이 한자리에 머무는 이곳에서, 우리는 삶의 유한함과 가치에 대해 깊이 묵상하게 됩니다.

청양 다락골 성지 미사 시간 및 운영 정보

보통 성지의 순례자 미사가 오전 11시인 것에 비해, 청양 다락골 성지는 30분 더 늦게 시작합니다. 깊은 산속에 위치한 점을 고려한 것일까 싶기도 하네요. 보통의 성지와 마찬가지로 월요일 미사는 없습니다. 또한, 월요일엔 사무실, 대성당, 최양업 신부 탄생기념성당을 포함한 모든 건물이 잠깁니다. 단, 외부 성지 자체는 개방하기 때문에 줄무덤은 방문할 수 있어요.

1) 미사 시간

  • 화~토: 오전 11시 30분
  • 주일(일요일): 오전 11시 30분

2) 성지 개방 시간

  • 월~주일(일요일): 오전 9시~오후 5시 (시간 외 출입 불가)
  • 사제관, 수녀원, 사무실 포함 경당 건물: 월요일 휴무

3) 성지 안내도

청양 다락골 성지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부 지도입니다. 최양업 신부님의 탄생지인 새터 성지는 성전 및 줄무덤과는 상당히 떨어져 있습니다. 먼저 방문하거나, 마지막에 들리는 것을 추천합니다.

당일 미사 봉헌 인원에 따라 대성당 혹은 소성당에서 미사를 드릴 수 있습니다. 대성당 건물 내부에는 최양업 신부 기념관도 있습니다. 그리고 성체조배실은 소성당 인근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줄무덤을 방문한다면 산길로 된 언덕을 올라가야 하므로, 편한 운동화를 착용하실 것을 추천합니다.

충남 청양 다락골 성지 공식 안내도 - 대성당, 소성당, 새터성지, 무명순교자 묘역 위치 정보
청양 다락골 성지 안내도입니다. 입구의 대성당부터 최양업 신부님이 탄생하신 새터성지, 그리고 산자락을 따라 조성된 순교자 묘역까지의 동선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다락골 성지 공식 홈페이지)

4) 성지 스탬프 위치

성지 스탬프는 사무실 입구 바깥쪽에 있고, 성지 순례 도장과 청양 투어 스탬프(다락골 줄무덤 성지) 2개로 나뉘어 있으니, 기왕에 방문했으니 2개 다 찍는 걸 추천드립니다. 청양 투어 스탬프는 온라인으로도 대체 가능합니다.

한국 천주교 순례 책자에 찍힌 청양 다락골 스탬프 2개 사진
청양 다락골 성지의 공식 스탬프는 오른쪽 원형 모양 스탬프, 왼쪽은 청양 투어 스탬프입니다. 공식 스탬프는 꼭 찍으셔야 해요.

성지 시설 둘러보기

1) 다른 느낌의 대성당과 소성당

대성당은 현대적인 감각과 전통적인 경건함이 어우러진 공간입니다. 높은 천고는 우리의 기도를 하늘로 실어 나르는 통로처럼 보이고,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쏟아지는 빛은 신의 은총을 시각화한 듯합니다. 대성당 제대 중앙 십자가는 ‘양 팔 없는 십자가상’으로 ‘우리가 예수님의 팔이 되어 드리는 삶을 살자’라는 사연이 담겨있는 십자가입니다.

웅장한 대성당과 대비되는 모습인 소성당은, 소박하면서도 제대 뒤 창을 통해 외부의 십자가를 불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자연과 함께 기도 드리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소성당에서 짧게나마 기도를 드리는 것도 추천합니다.

청양 다락골 성지 대성전 내부에 앉아 경건하게 미사 시작을 기다리는 순례자들의 뒷모습과 제단 전경
대성전 내부 사진입니다. 층고 높은 천장과 스테인드글라스는 생사공존의 의미를 묵상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분위기를 만들어줍니다. 멀리 ‘양팔 없는 십자가상’도 보입니다.

2) 소박한 기도의 방, 성체조배실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성체조배실입니다. 이곳 성체조배실은 소박한 시골 학교 교실에 들어선 느낌입니다. 성체 조배실 제대 중앙에는 성 최경환 프란치스코의 유해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 조용히 성인의 전구를 청하며 거룩한 성지에 초대해 주신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리세요.

충남 청양 다락골 성지 내 소성당 옆에 위치한 고즈넉한 성체조배실 내부 전경
성체조배실 내부입니다. 소박한 이곳은, 복잡한 세상의 소음을 잠시 끄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완벽한 쉼터가 되어줍니다.

3) 37기의 줄무덤

줄무덤은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만약 시간이 많지 않다면 1개 구역만 방문해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이동하면서 십자가의 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제가 방문한 3구역의 경우, 산길과 포장길을 모두 이용할 수 있었으며 언덕을 따라 올라가야 합니다. 야외제대를 따라 위치한 무명 순교자 줄무덤 앞에서 잠시나마 기도와 묵상을 하는 순간도 순례에서 잊지 못할 순간이 될 것입니다.

청양 다락골 성지 야외에 조성된 제3 무명 순교자 줄무덤 전경
이름도 남기지 못한 채 신앙을 지켰던 순교자들이 잠든 줄무덤입니다. 숲의 고요함 속에 나란히 누운 봉분들은 죽음이 끝이 아니라 영원한 안식으로 이어지는 생사공존의 신비를 침묵으로 웅변하고 있습니다.

4) 새터 성지 – 최양업 신부 탄생 기념 성당

최양업 신부님의 마지막 사목지였던 울산시 울주군 소재의 죽림굴에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굴 특유의 어두움과 아늑함, 다듬어지지 않은 벽면, 바위로 된 낮은 제대를 형상화 하였고, 천장에는 최양업 신부님이 밤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 그 시선이 닿았을 별자리를 새겨 넣었습니다. 이곳을 보고 나니 실제 모델이 된 죽림굴의 모습도 궁금해지더군요. 죽림굴 방문 후기가 궁금하시면 여기를 참조하세요.

마치며

청양 다락골 성지는 우리에게 삶은 단절된 것이 아니라 이어져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최양업 신부님의 시작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의 신앙이 있고, 무명 순교자들의 마무리가 있었기에 지금의 평화가 존재합니다. 생과 사가 공존하는 이 신비로운 숲에서 여러분은 어떤 희망을 발견하셨나요? 이번 주말, 복잡한 세상사를 잠시 내려놓고 청양의 깊은 골짜기로 떠나보세요. 그곳에서 여러분을 기다리는 것은 낡은 무덤이 아니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눈부신 생명력일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1) 천주교 신자가 아닌데 미사에 참석해도 되나요?

물론입니다! 미사는 모든 이에게 열려 있습니다. 다만, 영성체 시간(밀떡을 받는 시간)에는 세례를 받은 신자만 나갈 수 있으니, 그 시간엔 자리에 앉아 조용히 묵상하시면 됩니다.

2) 주차 공간은 넉넉한가요?

네, 성지 입구에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자차 이용 시 매우 편리합니다. 주차비는 따로 없습니다.

3)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 괜찮을까요?

산책로를 따라 아이들과 걷기 좋습니다. 다만 성지 내에서는 정숙을 유지해야 하므로, 아이들에게 미리 조용히 걷는 곳임을 알려주시면 교육적으로도 큰 도움이 될 거예요.

4) 근처에 식사할 만한 곳이 있나요?

성지 바로 근처보다는 청양 읍내나 칠갑산 인근으로 10~15분 정도 나가시면 한식 식당들을 많이 만나실 수 있습니다. 청양의 특산물인 구기자나 청양 고추를 활용한 디저트도 즐겨보세요.

5) 순례 스탬프 책자를 안가져왔으면 어떡하죠?

바로 옆 사무실에 문의하여 성지 안내 리플렛이나 빈 메모지를 받으세요. 여기에 스탬프를 찍어 보유하고 있는 책자의 해당 페이지에 붙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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